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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정모(33)씨는 요즘 비만 그치면 자동차 창문을 아예 열어놓고 다닌다. 날씨는 무덥지만 에어컨을 켜면 퀴퀴하고 이상한 냄새가 나 도저히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며칠 동안 비가 내린 뒤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진다. 이렇게 창문을열고 운전하다 보니 옆으로 화물트럭이 지나가거나 앞에 버스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정씨는 옆차와 앞차의 배기구에서 나오는 시꺼먼 매연에 숨쉬기조차 괴롭다.
정씨 처럼 에어컨 냄새나 차 내부의 매캐한 악취 때문에 고생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사실 차 내부는 습도와 온도가 적당해 세균이나 곰팡이가살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특히 에어컨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세균과 곰팜이들의 온상으로 전락한다. 에어컨을 튼 다음이나 차 안에 탔을 때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이는 분명 차 내부 어딘가에 무수한 세균 또는 곰팡이가 ‘동거’하고 있다는 얘기다. 차 내부에 사는 세균 및 곰팡이의 종류와 퇴치법에 대해 알아보자.
자주 차량내부 청소해야 차량 에어컨에 서식하는 세균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레지오넬라균.냉방병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레지오넬라균은 섭씨 37도 안팎에서는 8시간에 2배 씩 증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여름철에 차를 땡볕에 세워 두는 것은 레지오넬라균을 배양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물 분무 입자와 함께 이동하며, 사람의 호홉기를 통해 폐에 침투하면 냉방병과 두통, 피로 등을 유발한다.결막염, 폐렴 등을 일으키는 폐렴상구균이나 폐혈증, 식중독, 기관지염 등을 유발하는 포도상구균도 차 안에 많이 서식하는 세균이다. 또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푸른 곰팡이도 차 내부에서 쉽게 발견되는 곰팡이다.이처럼 차 내부에 서식하는 세균과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가급적 자주차량 내부 청소를 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에어컨에 사는세균을 없애려면 항균 필터를 제 때 갈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1997년 이후 출시된 차량은 대부분 조수석의 글러브 박스 안쪽을 열어 항균 필터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글러브 박스를 열고 오른편이나 왼편 모서리 안쪽에 있는 걸림쇠를 당겨 박스를 분리하면 항균 필터를쉽게 찾을 수 있다. 고정 클립을 분리해 필터를 손으로 잡아 당긴 뒤 새로운 항균 필터로 바꿔 끼워준다. 항균필터는 3~6개월에 한번씩 교체하는게정석이다.
시동 끄기 전 송풍 작동그러나 에어컨 공조구조 내부에 서식하는 세균이나 곰팡이는 차량 내부 청소 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럴 때는 공기가 깨끗한 곳으로차를 몰고 가서 차 문을 모두 열고 에어컨을 최대한 가동시킨 뒤 다시 에어컨을 끈 채 바람만 나오도록 공회전시킨다. 내부 공조구조 안의 습기 등을 완전히 말리는 것이다.에어컨에 서식하고 있는 각종 잡균을 제거하고 특유의 냄새까지 제거할 수있는 제품들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불스원의 ‘후레쉬존 에어컨간편탈취’는 대롱이 달려있는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으로, 에어컨 바람이나오는 송풍구와 차 외부의 공기 유입구에 대롱을 깊숙이 넣어 분사할 수있다. LG생활건강의 ‘119 에어컨 살균세정’, 크로락스의 ‘에어컨 살균세정’, 중외산업의 ‘카에어컨 히터 119’ 등도 있다.
좀 더 강력한 효과를 얻으려면 미세한 살균 탈취 입자를 지닌 연기가 에어컨의 공조구조 내부까지 침투하는 훈증형 제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자동차의 모든 문을 닫고 공기순환장치를 가동한 상태에서 제품을 사용하면 연막의 미세입자가 차량 내부 구석구석까지 살균한다. 불스원의 ‘후레쉬존에어컨 히터 살균탈취’ 등이 있다.
그러나 에어컨 냄새를 없애기 위해선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주행 후시동과 함께 에어컨을 끄면 에어컨 공기 통로에 습기가 남게 되고 이 경우곰팡이나 세균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따라서 도착지에 다다르기 전 에어컨 스위치를 먼저 꺼 2~3분 정도는 바람만 나오도록 한다.이렇게 하면 물기를 없애 줘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기 힘들다.
에어컨도 청소하고 차 내부의 냄새를 잡았다고 해도 가급적 자주 창문을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